슬로우 머신 성준....


1995년 여름 대구구장 삼성과 OB의 경기.....삼성의 마운드에 한명의 노장투수가 있었습니다.....선두타자 장원진에게 안타를 맞은뒤 나머지 두타자를 범타처리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13분... 그리고 공2개로 김형석을 투 스트라익까지잡은후 투수는 포수로부터 공을 받은뒤 허리한번 펴고 김영진의 싸인이 마음에 안드는지 8차례나 고개를 흔들고는 자신이 싸인을 보냅니다....그리고 1루주자를 한참 훝어본뒤 3구를 던지기까지 걸린시간은 무려 1분30초.... 그러나 3구째 던진공은 99키로라는 어처구니없는 스피드를 내면서 슈트,커브,슬라이더가 짬봉된듯 출처를 알수없는 희한한 마구가 바깥쪽에 꽉차게 들어옵니다..... 어이없는볼에 당황한 김형석은 물론 손쓸생각도 못했고 심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삼진아웃을 선언해버립니다...어처구니없다는듯 웃으며 들어가는 김형석과 무표정으로 들어오던 이 노장선수... 오늘은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운도 지지리도없었던 영원한 삼성의 정신적지주 성준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과거 투수는 빠른볼과 슬라이더 이 두가지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했습니다..
특히나 빠른 직구는 프로라면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할 기본 구질입니다....그러나 이것을 철저히 무시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과거 장호연과 오늘 얘기할 성준선수입니다.......95년 SBS에서 금요일마다 한주간의 야구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거기서 재미있는 비교를 하였는데 미국의 평균 야구시간이 3시간20분, 일본은 3시간10분 한국은2시간58분 이었습니다....그러나 한가지 재미있는사실은 성준이 등판한 경기는 평균 3시간20분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97년 야간경기를 보러갔던 필자도 선발투수가 성준인것을보고 경기끝나고 버스끊길까봐 조바심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삼성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겪었을법한 일이었지요...
81년 봉황대기에서 0점대 방어율로 경북고를 우승시키며 이름을 날린 성준은 한양대로 진학하였고 86년 다른 대어급 신인들에 비해선 비교적 낮은 액수인 1천5백만원에 삼성으로 입단하게됩니다.....그러나 그해 15승5패 방어율은 2.36을 기록하며 투수부분 거의 모든 부분에 상위랭크되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킵니다... 그러나 힘겹게 물리친 OB와의 플레이오프에선 5차전에서 2회 5안타를 두들겨맞고 강판당하였고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에서 원포인트로 나름대로 역할은 다했지만 팀의 기둥이자 선배인 김시진과 김일융이 주구장창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치게됩니다..... 87년 부상을 안고 4승7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였으나 팀은 한국시리즈에 진출....그러나 성준은 단한경기 1회만을 투구하였고 믿었던 우리의 김시진과 양일환과 권영호는 가을되면 앓던 고질병이 또다시 돋아나 해태에 4:0 스윕당하게됩니다.
88년 11승을 올리며 다시 주가를 올렸으나 89,90년엔 3승에 그치며 부진을 보이게됩니다......91년 다시 8승4패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성준은 롯데만 만나면 승승장구....롯데킬러라는 별칭을 얻게됩니다.....만만디에서 롯데킬러라는 호화로운 닉네임을 얻었지만 롯데와 만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속타를 얻어맞고 3실점한뒤 3회 강판되고맙니다.....3차전 다시 선발로나왔지만 김민호에게 2점홈런을 얻어맞고 1회 강판되는 수모까지 겪으며 고전을 면치못합니다....성준의 부진속에 팀역시 롯데를 힘겹게 꺾은뒤 다음 라운드에서 탈락해버립니다......92년 역시 8승을 올리며 자기몫은 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만난 롯데에 성준은 1차전 선발로나와서 매회 위기를 맞으며 3실점하고 상대팀 고졸신인 염종석의 퍼펙트 투구를 바라보며 패전투수가되고 맙니다......93년 12승4패의 빼어난 피칭을하며 후배들인 김상엽,박충식,김태한과 팀을 2위에 올려놓습니다.....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출장해 2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아 승리투수가되며 그토록 지겹게 굴었던 가을의 징크스에서 벗어나는가 싶었습니다...........그러나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김태한,박충식,김상엽을 모두 소진시키며 2승1무1패로 앞서나간 삼성은 한국시리즈향방이걸린 5차전에서 성준 카드를 꺼내듭니다...그러나 믿었던 성준은 1회부터 김성한에게 적시타를 얻어맞더니 장채근에게는 홈런까지 맞으며 4실점...팀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리고맙니다.....결국 다시 해태에 우승켭을 준 뒤 부진할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으며 94년14승을 올리며 쾌조를 보이지만 이번엔 팀이 5위로 곤두박질 처버리고맙니다.....알수없는 엇박자속에 95,96시즌 7승과 3승에 그치며 연봉삭감까지 당하며 맞이한 97년.......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한수는 3점홈런으로 성준의 어깨를 가벼이 해주었지만 성준은 유지현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켜버립니다...결국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패전투수가된 성준....그러나 2차전 다시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되고 맙니다.....시종일관 LG에 끌려다니던 삼성은 8회 신동주가 이상훈으로부터 기적같은 3점포를 쏘아올리며 경기를 뒤집어 버립니다.....5:4리드에서 LG의 9회말 마지막 공격......잘던지던 박동희가 1사1,2루의 위기에 몰립니다...타석은 좌타자 서용빈....여기서 스트레스성 과로로 쓰러진 백인천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조창수 감독 대행은 느닷없이 전날 패해 사기가떨어진 성준을 올려버립니다....LG역시 대타를 심각하게 고려하였으나 나가겠다는 서용빈의 고집에 결국 두손을 들고맙니다..... 성준이 초구를 던지자마자 서용빈은 끝내기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성준에게 씻을수없는 상처를 입히고맙니다........비극을 뒤로하고 맞은 98시즌...비록 포스트시즌에 큰활약은 못했지만 개인통산 100승이 D-4 남은 상황에서 성준은 어처구니없게도 방출되어 롯데로 트레이드됩니다...... 롯데에서 단1승만 올린체 그렇게 성준은 투수로서는 영광인 100승을 채우지못하고 쓸쓸히 은퇴하고맙니다......SK재활코치와 SK 투수코치를 거쳐(사실 03년 삼성이 SK에게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까닭은 삼성타자들을 꿰뚫고있는 성준의 능력에 패한 것이라고도 볼수있습니다) 올해 10월 롯데 투수코치로 다시유니폼을 갈아입게됩니다......
박정태가 선수들의 사기를 돋구는 팀의 정신적 지주였듯이 세대교체를 시도하던 90년대중반 어느새 맏형이 되있던 성준은 후배들에게 귀감이되며 삼성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주였습니다.....비록 다른 유니폼을 입게됐지만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한때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지만 영원한 맏형으로 성준선수는 언제나 팬들의 가슴에 함께 할것입니다...


출처: http://www.samsungli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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