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대문에 대문만하게 기사가 나왔네요
10년동안의 프렌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네요
9.11 테러때문에 에피소드가 삭제된것은 꿈에도 생각못했네요
이 글에도 언급했듯이 9.11의 이야기는 조금도 나오지 않아서
보면서 많이 안도했었는데...
마지막회 안보신분들은 스포일러성이 있으니
읽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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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리즈 <프렌즈>가 본토 미국에서 10시즌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에서도 이미 10시즌 방영이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프렌즈>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이었나. 90년대식 개인주의와 방임주의를 대변하던 <프렌즈>를 돌아본다.

TV 시리즈 <프렌즈>의 마지막 회가 방영되던 지난 5월 6일은 미국의 ‘국가 애도일’이었다. '워싱턴 포스트'와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1면 머리 기사로 <프렌즈> 종영 사실을 보도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5월 6일 오후 8시 방영됐던 <프렌즈> 최종회는 전미에 걸쳐 모두 5천만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마 배경이 됐던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프렌즈> 마지막회를 함께 보려는 뉴욕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들은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나 애인과 함께 공원으로 몰려나와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어느 누구보다 각별했던 ‘친구’들, 레이첼, 로스, 챈들러, 모니카, 피비, 그리고 조이에게 영원히 작별을 고했다.
<프렌즈>는 왜 시작됐나?

미국 NBC 방송의 인기 TV 시리즈 <프렌즈>는 1994년 9월 22일 처음 방송됐다. 당시만 해도 <프렌즈>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별스러울 것도 없는 여섯 명의 친구들이 아옹다옹 살아가는 자잘한 모습을 그린다는 <프렌즈>의 기획은 심심해만 보였다. 많은 TV 프로그램 전문가들이 <프렌즈>의 조기 종영을 점쳤다.

하지만 <프렌즈> 첫번째 시즌이 끝나갈 무렵 미국 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시청자들은 이들 여섯 친구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프렌즈>에는 시대를 읽는 코드가 있었다. 강력한 미국, 보수적인 미국의 기치 아래 구 소련과의 경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80년대는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시대였다. 60년대와 70년대가 승리를 위해 위기를 조장하는 정부와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는 히피즘의 문화 충돌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면, 80년대 미국은 고전적인 가족 공동체와 인생관에 기초한 신기루 같은 확신에 차 있었다. 공산주의와의 무한 경쟁은 마침내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미국은 힘에 의한 정치를 외치는 레이건 행정부의 '레이거니즘' 아래 하나의 공동체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러나 80년대 미국 경제는 불황에 허덕였다. 초강대국 미국의 국민들은 빈곤과 실업에 고통받아야 했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면서도 그 안에 개인의 안락은 없었다. <람보>와 <코만도>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90년대는 달랐다. 90년대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경제 호황을 이끌었다. 풍요의 시작이었다. 도시 여피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가족을 거부했고, 이라크니 아프카니스탄이니 북한이니 하는 복잡한 세계 정세에 눈을 감아버렸다. 방임과 방종의 시대, '클린터니즘'의 시작이었다. 80년대를 지배했던 신문 읽는 가부장은 멸종됐다. 60년대와 70년대를 관통했던 반항의 기운과 80년대의 보수화는 90년대를 개인주의 시대로 만들었다. 하지만 워커홀릭, 핵가족화, 동성애 등의 이슈로 중무장한 개인주의 물결은 개개인을 고립시키는 요인이 됐다. 가족은 싫다. 자유로움이 좋다. 그러나 그 대가는 외로움이었다.

바로 그 클린터니즘의 시대가 <프렌즈>를 낳았다. 94년 첫 방영 당시 <프렌즈> 주인공들은 가족을 이루려고도 아이를 낳으려고도 하지 않은 성장을 멈춘 개인주의자들이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제니퍼 애니스턴이 연기한 레이첼은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나온다. 의사인 아버지가 만들어준 안락한 혼처를 거부한 레이첼의 결정이 바로 <프렌즈>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90년대의 레이첼들은 안정감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와 일탈을 원했다. 그러나 이전 세대에 비해 '친구'들은 분명한 인생 목표도, 뛰어난 재능도 없었다. 용감한 레이첼이 고작 할 수 있는 일은 커피숍 웨이트리스였다. 레이첼은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은 적당히 일하며 다 함께 공동체로서 하루하루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프렌즈>가 주는 대리 만족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로스 역시 레즈비언인 아내에게 이혼당한다. 고생물 학자라는 보수적인 직업을 가진 로스 역시 80년대가 만들어낸 가족에 대한 판타지로부터 한순간에 내동댕이쳐진다. <프렌즈>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는 무형의 9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화였던 것이다.

<프렌즈>는 왜 끝이 났나?

2000년 9월 11일 직후 <프렌즈>는 부랴부랴 에피소드의 내용을 바꿔야 했다. 마침 챈들러와 모니카는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챈들러는 테러에 대한 농담을 하지 말라는 푯말을 보고 짓궂게도 테러에 대한 농담을 늘어놓는다. 결국 챈들러는 모니카와 함께 비행기에서 쫓겨난다. <프렌즈>의 제작진은 9.11 테러 직후 부랴부랴 여덟 번째 시즌의 내용을 삭제해 버렸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대표적 TV 시리즈 <프렌즈>에는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든 9.11 테러가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아이러니다. <프렌즈>는 현실을 반영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섹스 앤 더 시티>나 <웨스트 윙>과 달리 <프렌즈>는 스스로 판타지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9.11 테러는 <프렌즈>를 바꾸진 못했지만 미국을 바꿔놓았다. 테러는 클린터니즘의 90년대식 방임주의를 끝장내 버렸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이었다. 이제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성생활 대신 이라크전의 포로들과 목 잘린 시체들을 걱정해야 했다. 세상은 더 이상 평온하지 않았고 경제는 거꾸러지기 시작했다. 경제 불황의 여파는 잔인했다. 실업자가 줄을 이었다. 이제 피자나 먹으며 한가롭게 농담이나 주고받는 사랑 놀음에 한눈 팔 여력이 없다. 그것은 <프렌즈> 시대가 끝나 가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친구들은 떠날 때를 잘 알고 있었다. 10년에 걸친 레이첼의 변화는 <프렌즈>가 얼마만큼 대중의 무의식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반영했는지 보여 준다. 그녀는 혼자 은행조차 못 갈 정도로 의존적인 여자였다. 커피숍 웨이트리스를 하면서도 쇼핑 중독, 카드 남용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레이첼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숙해져갔다. 번듯한 직업을 얻었고, 아이까지 낳았다. 남자에게 의존적이었던 레이첼은 이제 홀로 설 수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변해갔다. <프렌즈>의 10년을 관통하는 주인공은 분명 레이첼이다. 그것은 막연한 낙관주의와 앞세대의 보수주의에 대한 불신, 자유주의를 삶의 방식으로 삼았던 세대가 가족을 받아들이고 성장을 받아들이는 것과도 같다. <프렌즈>의 여섯 주인공들은 이제 친구들 대신 각자의 가족을 갖게 됐다. 그래서 '워싱턴 포스트'는 “<프렌즈>는 클린터니즘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2000년대는 90년대와 다르다. 더 이상 막연한 낙관주의로 세상을 살 수는 없다. 10년의 행복은 지나갔다. 미국은 더 이상 안락한 곳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보수적이며 이기적이다. 에이즈는 성생활의 자유로움을 빼앗아가고 있다. 점차 아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이혼률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돈 벌고 번 만큼 즐긴다는 클린터니즘의 낙관주의는 유효 기간이 다한 통조림이다. 2000년대는 더 이상 <프렌즈>의 시대가 아닌 것이다.

에필로그

레이첼과 로스는 10년째 해오던 사랑의 술래잡기를 마지막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까지 끈질기게 되풀이한다. 공항 술래잡기는 레이첼과 로스의 애정 취미 생활의 일부다. 유럽으로 떠나려던 레이첼은 늘 그랬듯 비행기 티켓을 잃어버려 애를 먹는다. 레이첼 특유의 호들갑은 비행기 연착으로 이어진다. 조이와 챈들러는 결국 애지중지하던 테이블 축구 게임기를 망가뜨린다. 챈들러는 모니카와 함께 쌍둥이의 부모가 됐다. 로스와 레이첼은 이미 벤과 엠마, 두 아이의 부모다. 피비는 결혼했다. 피비 역시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한다. 마침내 여섯 친구들은 10년 동안 아옹다옹 추억을 만들었던 정든 아파트에서 떠나온다. 아파트를 나서며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커피나 한잔 할까?” 그때 챈들러는 생애 마지막 농담을 한다. “어디서?” 모두가 그들이 어디로 갈지 알고 있다. 그들이 떠난 뒤 카메라는 텅 빈 아파트 구석구석을 조용히 비춘다. 친구들은 떠났어도 모두가 그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리고 이젠 돌아갈 수 없는 90년대와 90년대식 삶의 방식도 <프렌즈>와 함께 마침내 막을 내렸다.

기사제공 : Film2.0
jsmysj1 (2004-05-29 오후 6:36:44)  
어..정말 공감되네요...그리고 8시즌에 그런 일이 잇었더니..
leehun11 (2004-05-29 오후 6:59:41)  
글 정말 잘 썼다...잘 이해는 안가지만 서도...
comet106 (2004-05-29 오후 9:11:30)  
아 또다시 감동의 눈물이 ㅠㅠ
talentguy (2004-05-30 오전 12:08:58)  
끝에 에필로그의 글이 가장 공감가네요.. 가슴이 찡한..ㅠㅠ
mulanet (2004-05-30 오전 6:33:18)  
영화나 음악, 드라마란 역시.. 알게 모르게..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고.. 그것들을 접하는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내포된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는거.... 한편으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mulanet (2004-05-30 오전 6:33:55)  
하지만.. 프렌즈.. 친구들.. 난 그대들을.. 영원히 기억할거라네....!!
nyseuk (2004-05-30 오전 9:16:17)  
글만 읽어도 눈물이 나는군요...
kjhlyh (2004-05-30 오후 7:48:58)  
마지막이구나..하며 마음을 다 다스렸는데... 다시 가슴에 구멍이 뚤린것같아요..ㅠㅠ
skchung (2004-05-30 오후 11:47:00)  
저도 왠지 믿기지 않았었는데.. 가슴이 아픕니다. 1시즌부터 다시 복습하고 있어요.
rupicy (2004-05-31 오후 9:56:37)  
정말 마지막 챈들러의 'Where?'이라는 대사는 찡하죠...
더이상 보지 못할거라는 아쉬움과 함께... 챈들러의 최고의 조크도...
winvin (2004-06-01 오전 12:42:23)  
마지막 편 밤에 혼자 불 끄고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10년지기 친구랑 헤어지는 기분이였으니까요.
sally17 (2004-06-01 오전 4:13:20)  
클린턴니즘... 왠지.. 약간 가슴에는 와닿지 않는...
프렌즈는... 저에게 그보다 더한 의미였으니깐요...
^^
nobless02 (2004-06-01 오후 12:10:53)  
아 ,, 정말 울컥하네요,,, 다시는돌아올수없는 시간..
nileggoya (2004-06-02 오후 9:58:16)  
맞는 말인것 같네요...
zealot88 (2004-06-11 오후 11:50:49)  
눈물이 나올거 같다
singjai (2004-06-14 오후 9:54:32)  
저두요ㅡㅗㅜ
zega (2004-06-19 오전 1:09:26)  
그냥 프렌즈는 프렌즈 일뿐 클린턴이니 뭐니는 별 상관 없는듯..
괜히 있어 보이려고 별 야마를 다잡앗네.. 풋
irene4u (2004-06-25 오전 10:35:48)  
ㅡ.ㅜ....
windyol (2004-07-04 오후 2:22:00)  
왠지 이 글을 읽고 있다 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프렌즈에 대한 기사들을 읽다 보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때도 있네요.
그들은 생각보다 단순했었을지도...
kinopower (2004-07-17 오후 8:30:36)  
휴~아쉽습니다..프렌즈와 함께 저도 10살 더 먹었네요..
joey02 (2004-07-22 오후 7:57:54)  
ㅠ.ㅡ 아~ 아쉬움은 어쩔수가 없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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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korea.com 프랜즈 클럽에서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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